
“여기 구미공장은 LG에, 평택공장은 삼성에 납품을 합니다.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난 뒤 여기서 납품해야 할 물량을 평택에서 납품하려고 저희 조합원들이 올라가서 스펙 정합(LG의 납품 기준에 맞추는 작업)도 하곤 했어요. 그렇게 일을 해왔는데, 고용승계는 안 된다고 합니다. 다른 법인이라고···.”
전화 통화를 하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38)은 ‘다른 법인’이라고 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LCD 편광필름을 생산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엔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 공장들이 멈춰 서면서 일손이 모자랄 정도였다.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그즈음 공장에 화재가 났다.
“2019년, 2020년에 희망퇴직한 사람들이 재입사를 했어요. 늘어난 물량을 맞추는 데 숙련된 인력만큼 적임자는 없었거든요. 그러다 화재가 나고 희망퇴직을 받았어요. 공장을 떠날 수 없던 노동자들은 평택공장이라도 좋으니 고용승계를 요구했죠.”

노동자들이 남은 공장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필름을 생산하는 일본 니토덴코그룹의 자회사다. 평택에 있는 한국니토옵티칼과는 법인이 다르다. 하지만 구미·평택 공장 모두 니토덴코그룹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2022년 10월 화재 이후로 니토덴코그룹은 공장 청산을 결정했다. 청산 결정에 반대한 노동자 11명은 회사의 희망퇴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1년간 공장에서 농성을 벌였다. 그리고 지난 1월8일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이 공장 옥상에 올라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저는 12년, 소현숙 동지는 16년을 일했거든요. 청춘을 다 바친 공장입니다. 겨우 11명 남은 노동자들의 고용승계가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저희는 그냥 쓰다 버리는 소모품인가요? 필요할 땐 쓰고, 필요 없어지니까 버린다? 저희는 그렇게 못하겠습니다.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