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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수습기간 종료 이전 언제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했더라도, 서면 통보 없이 사용자의 구두 권고에 따라 퇴사했다면 실질적 해고에 해당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즉 근로자에게 권고사직은 실질적 해고에 해당하고, 이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무효라는 판결이다.
대구지방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 12일 B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사립대학교에 계약직 관리사무원으로 입사해 학교법인 대표자인 C이사장의 수행기사 업무를 담당했다.
A씨와 법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은 1년이다. 내용은 “수습기간 : 최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 미만의 기간은 수습기간으로 하고 근무태도, 자질, 능력, 건강상태 등을 보아 직원으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될 때에는 수습기간 종료 이전 언제라도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학교법인은 수습기간이 끝나기 전인 2023년 1월 19일 A씨에게 사직을 권고했고, A씨는 이날 법인에게 운행하던 차량의 열쇠를 반납했다.
이후 A씨는 2023년 2월 이 대학교의 총장 등에게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A씨는 2023년 8월 C이사장을 업무상횡령,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고, 탈세 혐의로 국세청에 제보했으며, 교육부에 ‘C의 이사장으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이 학교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사기관은 2024년 1월 C이사장에 대한 업무상횡령 건에 대해 불송치(각하) 결정했다.
A씨는 “학교법인과 근로계약을 합의 해지한 것이 아니라,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장의 수행기사로서 성실하게 근무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했고, 또한 해고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B학교법인은 “A씨는 차량 열쇠를 반납하는 등 진의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했고, 학교법인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근로계약은 합의 해지됐다”고 반박했다. 학교법인은 “설령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해고로 보더라도, 해고 당시 수습기간 중이어서 통상의 경우보다 해고의 제한이 완화되고, 원고의 근무태도, 부적절한 언행,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학교법인 대표자의 수행기사 업무를 맡기에 부적합하므로, 해고는 정당하다”고 맞섰다.
대구지방법원(대구지법)
대구지방법원 제13민사부(재판장 권순엽 부장판사)는 7월 23일 사립대 계약직 근로자였던 A씨가 B학교법인과 이사장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근로계약은 원고의 의사에 반해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되었으므로, 피고의 사직권고에 따른 원고의 퇴사는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2023년 1월 19일 이사장과 면담 후 권고사직 요구에 따라 학교법인에게 차량 열쇠를 반납했는데, 근로관계 종료는 피고의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원고와 피고는 2023년 1월 19일 이전까지 퇴직 여부에 관해 협의한 적이 없었고, 원고는 해고 당일에도 업무수행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바, 원고는 이날 피고 측의 권고사직이 있을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피고에게 차량 열쇠를 반납하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원고는 학교법인의 대표자인 이사장으로부터 권고사직 요구를 받았으므로, 이에 대해 이의하더라도 권고사직 요구가 번복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원고는 1995년 6월부터 이 학교에서 근무하기 전인 2022년 11월까지 꾸준히 수행기사 업무에 종사했고, 원고는 2023년 1월 20일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2024년 7월 새로운 정규직 직장에 입사하기 전까지 일용직으로 생업에 종사했는데, 원고의 경제적 상황, 근무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권고사직 요구 없었다면 원고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지도 않은 채 학교법인에서 퇴사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해고 효력 여부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해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도 해고 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면서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정하고 수습기간 종료 이전 언제라도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했는데, 이는 피고가 3개월 동안 원고의 업무적격성을 관찰ㆍ판단해 정식채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로서 이른바 시용기간을 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피고가 해고하면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에 의하면 서면에 의하지 않은 해고는 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해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법원 “근로자 권고사직은 실질적 해고…서면 통지 않으면 무효” < 법원 판결 < 사법 < 기사본문 - 로리더 (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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