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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 근무한다는데, 택배노동자 표정 어두운 까닭은
노동복지센터 조회수:810
2024-08-26 17:21:20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택배업계 노사가 CJ대한통운이 추진하는 주 7일 배송제를 구체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교섭을 조만간 시작한다. 인력충원 여부와 임금·근무체계 설정 방식에 따라 택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체계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양대 노총 택배노조들은 “쿠팡과 CJ대한통운 간의 시장 점유 싸움에 끼어 택배노동자 등 터지게 생겼다”며 CJ대한통운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주 7일 배송, 주 5일 근무제 시행’
원청·대리점·노조 다음달부터 교섭



25일 전국택배노조와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 두 노조는 다음달 초부터 주 7일 배송체계 수립을 위한 구체적 운용방안을 두고 교섭을 시작한다. CJ대한통운·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택배산업본부가 각각 협의체를 구성해 교섭할 것으로 점쳐진다. 두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려 함께 교섭하는 방안도 준비했으나 불발했다. 대신 사전협의를 열고 최대한 일치한 노동계 의견을 가지고 교섭에 참여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현 주 6일 배송을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설·추석 명절 당일만 쉬고 모든 일요일·공휴일에도 배송한다. 대리점별로 휴일 순환근무 체계를 도입하거나, 지역에 따라 주 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확산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택배노동자가 자기 배송구역 내에서만 집화·배송하는 현 체계도 바꾼다. 대리점별로 4인1조를 꾸려 배송권역을 나눠 갖는 형태가 유력하다. 한 택배기사가 쉬는 날에는 같은 조의 다른 기사가 공백이 발생한 권역과 자신의 권역을 동시에 배달하는 방안이다. 쿠팡 배송체계와 흡사하다.



CJ대한통운의 이런 계획은 교섭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택배 노동자는 일요일과 국경일 등 연 70일 안팎의 법정공휴일에만 쉬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설계하는 주 5일제를 적용하면 쉬는 날은 106일(설·추석 당일 포함)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쉬는 날이 액면 그대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주 5일제 시행은 단계적 적용이고, 당장은 주 6일제를 기반으로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쉬는 동료의 권역까지 함께 맡느라 일요일과 국경일에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현장이 적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



대리점별로 주 5일제를 적용하려 4인1조 체계를 꾸리려면 인력충원을 동반해야 한다. 공휴일 출근자에 대한 보상 등 유인책도 있어야 한다. 늘어난 인건비는 누가 부담하는 것일까. 여기에도 두 번째 과제가 있다.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CJ대한통운은 일요일·법정 공휴일 배송 물량에 대해 대리점에 주는 수수료를 30% 할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30% 할증료를 가지고 인력충원, 공휴일 근무자 수당 지급 등을 해결해야 한다.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측은 30% 할증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임금저하 없는 주 5일 근무제 가능할까
“원청은 책임 안 지고, 대리점에 떠넘길라”



임금저하 없는 근무체계를 만드는 방안도 교섭에서 큰 과제다. 조별 근무체계를 도입하려면 택배노동자 개인이 맡아 왔던 배송구역을 대리점이 회수해야 한다. 좋은 배송구역, 혹은 택배노동자가 확보한 집화 거래처 등을 강제로 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택배노동자 임금은 배송단가에 차등을 두는 급지, 배송권역에 따른 물량, 집화 거래처 여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임금 저하를 막으려면 이런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조 편성을 두고 택배기사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한 배송구역을 그대로 두고 순환근무자를 배치하는 형태로 근무체계를 변경하더라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택배산업본부 관계자는 “내가 처리해야 할 물량을 순환근무하는 기사가 처리하면 물량감소·임금감소가 발생하게 된다”며 “물량을 뺏기지 않으려 쉬지 않고 일하면서 지금의 주 6일 근무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근자의 배송구역·할당량이 늘어나 노동강도가 매우 높아지는 문제도 동반한다. 물량이 감소하더라도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도록 최저단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택배 노동계의 주장이다. 이들은 쇼핑몰처럼 택배사에 물건을 맡기는 화주가 택배비 일부는 챙기는, 이른바 ‘백마진’ 문제를 해소해 만든 재원을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두 노조는 다음달 교섭에서 임금·근무체계 개편을 두고 CJ대한통운이 어떤 제시안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택배산업본부 관계자는 “교섭에서 쟁점을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리점별로 알아서 주 7일 배송제를 시행해야 하는 최악의 경우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장시간 노동은 해소하지 못하고, 대리점·택배노동자 간 갈등을 조장하고, 택배노동자 사이도 갈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쿠팡이 365일 배송으로 하니 CJ대한통운도 하겠다고 하는 와중에서 택배노동자는 등 떠밀려 근무체계 개편 국면에 놓이게 됐다”며 “우리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CJ대한통운이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어서 교섭을 앞두고 내부에서 여러 고민이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 5일 근무한다는데, 택배노동자 표정 어두운 까닭은 < 노동시장 < 정치ㆍ경제 < 기사본문 - 매일노동뉴스 (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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