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값진 노동이 참 고맙습니다.

청소하는 아파트 경비원. 자료사진.
아파트 경비원 등의 공동주택노동자(이하 노동자)들은 입주민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감정절제를 요구받는다.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용역업체 소속으로 고령, 저임금, 단기계약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부당한 업무지시나 비인격적 대우를 당해도 참고 견뎌야 하는 처지에도 놓여있다.
이에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4~6월, 공동주택노동자들의 감정노동피해 현황조사와 이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직군별 맞춤형 정책발굴을 위해 ‘대전광역시 공동주택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는 대전지역 500세대 이상 아파트 295개 단지 전수조사로 진행됐고 경비, 주택관리, 시설관리, 미화노동자 등 총 546명이 조사에 응답했다.

소속 업체의 친절 요구 여부.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 제공.
조사결과 업무수행 및 입주민 응대 시 의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노력하는지 묻자, ‘그렇다’ 이상의 평균 응답이 80% 이상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주택관리사의 경우 98.5% 응답을 보여 공동주택노동자 대부분이 감정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속 업체로부터 입주민 응대 시 친절하도록 요구받는지 묻자, 모든 직군에서 ‘그렇다’ 이상의 응답이 70%를 초과, 직무 내용과 무관한 감정노동이 얼마나 필요 이상으로 요구되는지를 보여줬다.

업무수행 및 입주민 응대 시 감정조절 노력 여부.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주택관리사의 감정노동피해 상황이 심각하게 확인됐다.
‘공격적이거나 까다로운 입주민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주택관리사 98%, ‘입주민이 가한 폭언, 폭력, 고함 등의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86.1%,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하는 입주민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93%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이어 ‘퇴근 후에도 입주민을 대할 때 힘들었던 부정적 감정이 남아있다’는 응답이 86.2%에 달해 감정노동피해에 심각하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상황이 이러함에도 현장에 감정노동자 보호제도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60% 이상이 ‘없다’, ‘모른다’라고 응답해 입주민들의 갑질 피해로부터 노출되는 공동주택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함이 드러났다.

정책토론회 장면.
이에 센터는 감정노동피해로부터 공동주택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개선과 정책 마련을 위해 27일 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실태조사 책임 연구원인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최인이 교수는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와 입주민을 대상으로 인식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특히 입대의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노동인권 교육을 의무화해 노동인권 의식제고와 함께 이들이 직접 공동주택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무법인 백연 권소영 대표노무사는 “법령개선에 대해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종속관계 하의 사용자 및 근로자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직장 내 괴롭힘 대상의 범위를 넓혀 입주민 및 특수관계인으로부터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만들어 법적으로도 이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홍춘기 센터장은 “정책토론회 이후 공동주택 이해당사자들과 관리·감독 기관들이, 공동주택노동자 권익증진을 위해 협력과 역할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돈 주니까 시키는 대로” 공동주택노동자, 감정노동 ‘사각지대’ < 대전 < 사회 < 기사본문 - 디트NEWS24 (dt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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